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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4학년 때 짝사랑했던 같은 반 여자애가 있었습니다. 일본 인형 같은... 쇼트커트, 까만 머리카락, 하얀 피부, 쌍꺼풀 없이 찢어진 눈매, 까만 눈동자, 보조개, 야리야리한 몸매… 그 애는 여성적이면서 좀 보이시한 스타일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어느 날, 좋아하는 마음에 걔네의 집 앞까지 몰래 따라갔다가 그 애에게 들켜서 여러 번 꼬집혔던 기억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대학교에 입학한 후 동아리 사람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우연히 그 애를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뚱뚱해진 체형과 달라진 얼굴형… 이름은 그대로였지만 어린 날의 모습이 희미해져버린 그를 보면서 반가움과 실망감이 교차했던 재회의 기억이 생각납니다.
어제 문득 그 애가 떠올라 페이스북을 뒤져보다가 근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남편,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예전처럼 야리야리한 모습으로 돌아간 그의 모습… 하지만 확연하게 느껴지는 중년 아줌마의 느낌...
페이스북을 통한 세 번째 만남… 그의 변해가는 모습들이 참 드라마틱하게 느껴졌고 인생이 참 짧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대로인데 다들 세월에 떠밀려 저만치 가는구나 싶었습니다.
곧 50살, 60살이 닥쳐올 테죠… 제 기억 속의 그들은 한 명씩 한 명씩 세상에서 사라져갈 테고… 결국 그 기억들은 저 혼자만 가지게 될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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