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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한국 나이로 50세입니다.

 과거에는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살기도 했었지만 현재에는 어쩔 수 없이 태어난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나이로 50세가 되어 인생을 돌아보니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행운이었다기보다는 불운이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혐오스러운 세상(병든 헬조선, 현대판 노예제)과 혐오스러운 사람들(상태 안 좋은 남녀노소 인간들)과 혐오스러운 자신(동물성 육체와 본능)을 생각할 때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인구 대감축, 강제 대초기화, 디지털 노예화라는 디스토피아로 치닫고 있는 세상을 바라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만일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쓰레기 같은 경험들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어 사람들과 만나지 않아도 되었을 테니까요. 이런 저는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없고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비혼과 무자식과 무지인이라는 행운을 선택하였고 태어난 불운을 완화하며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습니다.

 낳은 사람 개고생, 나온 사람 개고생...

 이런 저로선 부모님이 낳아주신 것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이 듭니다만... 어려운 형편 속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지금까지 애써 키워주신 것에 대해선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내세에 관련된 가르침들에 따르면 출생은 신이 강제하기도 하지만 오감을 체험할 육체를 간절히 바라는 자신이 선택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출생의 정확한 이유는 죽은 후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기에 원망의 마음은 덮어두고 부모님의 노고에 보답하고 부모님의 노후를 잘 돕는 것을 저의 여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과제를 끝낸 후 제가 원하는 때에 고통 없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행운이자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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